문득 돌아보니 어느 순간 정말 많은 고기국수 식당이 생겨났다. 제주도가 선정한 향토음식 20선에도 버젓이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사실 고기국수는 맛좋다. (제주에서는 ‘맛있다’ 대신 ‘맛좋다’라고 한다) 몸국과 더불어 베지근(기름져서 속이 든든할 것 같은 맛)함의 쌍두마차다. 그리고 일반 국수에 비해 양도 많아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요즘은 순수 돼지육수 대신에 멸치육수나 닭 육수를 섞어 쓰기도 한다.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취향 탓이다. 관광객들은 새로운 맛을 경계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경험했던 음식과의 공통분모를 찾는다. 그로 인해 이미 고추장이 들어간 물회와, 고사리와 고기를 죽처럼 갈아 낸 육개장도 등장했다.
지금껏 제주에서 먹었던 최고의 고기국수는 서귀포에서였다. 그날도 아침부터 베지근한 고기국수가 먹고 싶었다. 여기저기 연락해서 맛집을 수소문해 보던 차, 식당을 소개해준 이는 도민이 아닌 대구에서 가끔 내려와 여행을 하는 친구였다.
“형, 제가 웬만한데 다 가봤잖아요. 서귀포에 있는 고향식당에 가서 고기국수 드세요. 후회 안하실 거예요.”
육지와 제주를 골고루 경험한 녀석의 입맛을 믿어 보기로 했다.
고향생각은 업력 30년의 고기국수집이다. 주인아주머니는 부산 출신으로 입도 40년 차 비로소 제주민이다. 제주와 부산 사투리가 반반씩 섞인 말투는 절대 상냥하지 않다. |